[일본] 겸허, 견실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제11화 — 킷쇼인 타카테루

관리자 Lv.1
07-05 08:34 · 조회 37 · 추천 0

겸허, 견실을 모토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 제11화 — 킷쇼인 타카테루

나에겐 일곱 살 아래의 여동생이 있다.

그런데 요 근래, 이 녀석 상태가 좀 이상하다.

여동생은 물러 터진 부모님 밑에서 자란 덕분에 제멋대로에 건방진 아이였다. 사고방식이나 취향은 늘 붙어 다니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완전히 어머니의 미니어처판처럼 되어 버렸고, 그래서 나는 '이 녀석, 나중에 내가 다니는 학원에도 흔해 빠진, 상류층 지향에 콧대만 높은 영애가 되겠구나' 하고 조금 시큰둥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부모님을 존경하고 있고, 가족으로서 소중하게도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들보다 아래인 사람을 깔보는 부모님의 사고방식만큼은 나로선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정작 킷쇼인의 회사를 떠받치는 건 오히려 그런 사람들인데 말이다.

나는 장남이니 언젠가는 이 집안과 회사를 물려받게 될 것이다.

그때 나는, 아버지의 방식과 부딪히게 될지도 모르겠다.

여동생 이야기다.

어머니의 미니어처판이라고만 여겼던 여동생이, 초등부에 들어갈 무렵부터 달라졌다.

뭐랄까, 좋은 의미로 바보가 됐다.

천진난만해졌다고 하는 편이 맞으려나?

그리고 뭔가를 자꾸 몰래몰래 하고 다닌다.

성적은 나쁘지 않은 모양이다. 예전엔 투정을 부리며 가끔 가기 싫어하던 예체능 레슨에도 요즘은 성실하게 다닌다.

여섯 살짜리 주제에 이치에 맞는 태도를 취하고, 이따금 아이한테는 어려운 소리를 하기도 한다.

그 부분만 보면 무척 똘똘한 아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역시나 가끔은 이상한 행동을 하고, 그게 나한테는 좀 재미있다.

요즘 내 취미는 그런 여동생을 관찰하는 것이다.

여동생은 전부터 나를 따르긴 했지만, 요즘은 그 따르는 정도가 격해졌다.

나를 보면 반가운 얼굴로 쪼르르 달려온다. 뭔가 강아지 같다.

보이지 않는 꼬리를 마구 흔들어 대고 있다.

뭐,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호의를 드러내니, 친여동생이기도 하고, 역시 귀엽긴 하다.

그래서 좀 다정하게 대해 줬더니 더 찰싹 달라붙었다.

소파에서는 어느새 내 옆자리가 그 녀석의 지정석이 된 모양이다.

어느 날 여동생이 갑자기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가정교사가 아니라 학원이 좋다며 열변을 토했다. 그 이유란 게 어딘가 수상쩍었다.

하지만 열정 하나만큼은 전해져서, 아주 살짝 거들어 주었더니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고마워했다.

심술 좀 부려 볼 셈으로 이유를 슬쩍 캐물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역시 다른 목적이 있는 모양이다. 뭐, 딱히 상관은 없지만.

"시선 방향 때문에 거짓말 티 나거든" 하고 말했더니, 알아보기 쉬울 만큼 딱 굳어 버렸다.

여동생, 반응이 너무 재밌잖아.

입을 벌린 채로 굳어 버린 여동생은 어딘가 얼빠진 하니와(埴輪) 토우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다음에 또 하니와로 변신하면, 저 벌린 입에 사탕이라도 하나 던져 넣어 볼까.

눈이 오른쪽 위를 향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 외에도 실은 여동생에게는 본인도 모르는 버릇이 있다.

여동생은 뭔가를 웃음으로 얼버무리려 할 때, 보조개가 씰룩씰룩 움직인다.

이건 최근 들어 따라다니는 여동생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알아챈 버릇이다.

그 버릇을 여동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겠지.

하지만 알려 줄 생각은 없다.

그게 더 재밌으니까.

여름 여행 때는, 여태까진 어머니의 영향으로 햇볕에 타기 싫다느니 하며 좀처럼 바다에 들어가려 하지 않던 여동생이, 제일 먼저 바다로 달려갔다.

수영 학원에 다닌 성과를 보여 주고 싶었는지 잔뜩 의욕에 차서 헤엄치기 시작하더니, 곧바로 물에 빠졌다.

어쩜 그렇게 자신만만했나 싶을 만큼,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익사 직전의 허우적거림이었다.

뭐 하는 거냐, 여동생아.

그 뒤로는 걱정돼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 녀석은 내 등에 올라타 편하게 헤엄치는 기술을 터득했다.

저쪽으로 가라, 이쪽으로 가라, 내 등 위에서 잘난 척 지시를 내려 대길래, 가끔은 일부러 파도를 뒤집어쓰게끔 몸을 슬쩍 가라앉혀 보기도 했다.

파도를 뒤집어쓰고 캑캑거리는 여동생이 얼빠져서 웃겼다.

"미안, 몰랐어" 하고 사과했더니, 오라버니 탓이 아니라 파도가 나쁜 거라고 했다.

'바보 같은 애일수록 귀엽다'는 말이 진짜인가 보다….

작년까지만 해도 바다에 거의 들어가지 않던 여동생이, 올해는 내내 바다에 붙어 있어서 점점 새까맣게 타 갔다.

나중에 어머니한테 혼날 것 같아서 자외선 차단제를 부지런히 덧발라 두라고 일러 줬는데도, "응, 응" 하고 건성으로 대답하고는 또 바다로 들어가 버린다.

아니나 다를까, 새까맣게 그을린 여동생을 보고 어머니는 충격을 받았고, 여동생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지만.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정말, 바보 같긴.

어느 날 집에 돌아왔더니 부모님은 안 계셨고, 피아노 방에 가 보니 여동생이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신나게 '고양이가 밟았다'를 치고 있었다.

"쿵짝짝~" 하고 이상한 가사까지 붙여 가며 몸을 흔들며 흥에 겨워 노래하고 있었다.

그런데 저녁 식사 때, 어머니가 오늘 뭘 했느냐고 묻자 "피아노 연습을 했어요. 발표회 과제곡이에요"라고 시치미를 뚝 떼며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 마! 네가 친 건 '고양이가 밟았다'였잖아!

언제부터 피아노 발표곡이 그걸로 바뀌었냐!

여동생은 혼자 있을 때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건지, 정말이지 수상쩍기 그지없다.

밸런타인데이에는 내가 받아 온 초콜릿을 검열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단체 사진을 보여 달라고 했지만, 절대 사양이다.

나를 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좀 징그러웠다.

여동생한테서도 직접 만들었다는 초콜릿을 받았는데, 학년 말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먹기가 망설여졌다.

가정부님이 도와줬으니 괜찮다고 우겨 대길래, 각오를 다지고 한번 먹어 봤더니,

……맛이 없었다.

맛이 안 나는 초콜릿이란 대체 뭘까.

여동생은 자신만만한 미소로 감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단 "맛있어, 고마워"라고 해 두었다.

내년에도 손수 만든 걸 주려나….

내년엔 내부 입시도 있으니, 어떻게든 잘 피해 갈 수 있게 대책을 궁리해 둬야겠다.

결정타는 바로 이거다.

어느 날 밤, 잠에서 깨어 물을 뜨러 갔을 때였다.

여동생 방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에서 묘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살며시 틈새로 안을 들여다봤더니, 침대 조명만 켜 놓은 방에서 침대와 옷장 사이 바닥에 앉아 이쪽으로 등을 돌린 여동생이, 으스스한 웃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요괴인 줄 알았다.

나를 알아채지 못한 여동생은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웃고 있었다.

무서워서 그대로 살며시 문을 닫고,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왔다.

여동생, 혹시 뭔가 이상한 것에 씌인 건 아닐까.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다.

그리고 한밤중에 여동생 방에는 절대 다가가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 밖에도 자잘한 일들이 잔뜩 있지만, 역시 여동생의 이상한 행동을 지켜보는 건 재미있다.

💬 0 로그인 후 댓글 작성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